한국에 가기 전, 가서 사야할 게 없나 인터넷 쇼핑몰을 열심히 뒤져보던 와중에 어마어마한 걸 발견했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요소는 다 들어간 물건.
명화, 여성, 책, 독서.
이럴 때 '어머, 이건 사야만 해!'를 쓰는 거였다. 속으로 연발하며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했다.
내가 구입한 건 바로, 바이나쿠에서 만든 책갈피팩 시리즈 중 리딩이다.
명화의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겉포장. 덕분에 구매 확정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책갈피는 총 28장이 들어있고 종이재질이다.
열어보면,
이렇게 되어있다. 난 이런 포장이 좋다.
저 종이가 내용물을 감싸줘서, 뚜껑을 덮을 때 내용물이 다치는 걸 막아주니까.
더군다나 이건 보너스처럼 기능이 하나 더 있으니
이렇게 잡아당기면 아주 쉽게 한 번에 쏙 올라온다.
옛날같았음 이런 류의 상품들은 포장지에 꽉 맞게 채워져 있었을 것이다. 흔들려서 다치면 안 되니까.
그럼 그것들을 꺼내보겠다고 손가락으로 어떻게든 작은 틈을 뒤지고 만들어서 한 장 두 장 빼내느라 애쓰거나
보관한다며 뚜껑을 덮을 때, 다치거나 찢어지는 걸 보며 마음 아파 했겠지.
이런 창의력 넘치는 서비스를 볼 때마다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예뻐서 샀는데 내가 지불한 값의 일부가 이런 좋은 곳들에 후원된다는 게 감동적이었다.
덕분에 잠시 쉬고 있던 기부활동을 조금이나마 하게된 거 같아 기분 좋았다.
그리고 독특한 브랜드의 배경. 귀엽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이렇게 끌려서 산 건가?
쫙 펼쳐서 찍기엔 내 책상이 좁아서 둥그렇게 말아보았다. 그림들이 하나같이 멋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들.
존재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책을 읽으니 더 아름답기만 하다.
이렇게 책갈피마다 써 있는 글씨들은 배경 그림에 따라 색이 다르기도 하다.
뒷면에 있는 바이나쿠 이름들도 색색별로! 다른 색이 12개인지 14개인지 잘 모르겠다.
인쇄 상태에 따라 연한 것도 있는 건지, 아님 진짜 그냥 연한 색인지 모를 비슷한 계열의 색들이 있다.
어찌됐든 다 예쁘다.
종이라서 볼펜이나 연필로 뭘 쓰거나 그려도 될 거 같았다.
보통 뒤에 무언가를 끄적거릴 공간을 만들어둔 책갈피들은 약간 코팅이 되어있어 볼펜으로 쓰고 조심스럽게 말렸는데
이건 좀 덜 조심해도 되고 연필로까지 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 되어주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두께.
책에 꽂기엔 너무 두껍다.
전에 이런 두께의 책갈피를 썼다가 책에 자국이 남아 속상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책에 꽂으니 책갈피 두께로 인한 틈이 생긴다.
이러한 틈이 거슬리는 건 절대 아니다.
잠깐 꽂아둘 때는 상관 없을테지만 오랫동안 책이 무겁게 눌릴 경우 책에 생길 흠집이 걱정될 뿐.
이런 게 별로 신경 쓰이지 않다면 책갈피로 아주 훌륭하다.
어떤 책을 읽을 때 감명 깊은 구절을 바로 책갈피 뒤에 적을 수도 있고
(그럼 그 책갈피를 볼 때마다 그 책이 떠오르게 하거나 혹은 그 책의 전용 책갈피처럼 쓰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림임에도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하고
28장이나 되기 때문에 여러 책에 사용하거나
어떤 선물을 줄 때 미니 카드처럼 간단한 말을 써서 주기도 좋다.
그러나 예뻐서 산 마음이 더 컸기에 책갈피로 사용하고자 했던 의향은 접어두기로 했다.
고로, 내겐 더이상 이 책갈피에 대한 단점은 하나도 없고 장점만이 가득하다.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을, 하지만 예뻐서 할 일 다 한 바이나쿠의 책갈피.
다른 시리즈도 사고 싶었는데 돈이 부족하여 살 수가 없었다(떠나기 직전 통장의 잔고는 940원).
언제 다시 한국에 갈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꼭 팔리고 있어서 다른 시리즈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2년 전, 다음에 한국 와서 사야지 했던 물건이 1년도 안 되어서 사라지고 더는 안 나와서 충격받은 적이 있다.*
다른 시리즈가 더 생기면 그것 또한 좋을 일이다.
사고 나서 만족도가 100%를 넘어 계속 올라가는 중인 지금, 늘 책상과 침대 머리맡에 두고 감상 중이다.
혹시나 구입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구입해도 된다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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